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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형 도시농업 정책이 주는 시사점 — 지속가능성 중심 접근

📑 목차

    유럽은 도시농업을 단순한 식량 생산이 아닌 ‘지속가능한 도시 생태계’ 구축의 핵심 축으로 발전시켜 왔다. 본 글에서는 유럽형 도시농업 정책의 철학과 실행 구조를 분석하며, 지속가능성 중심 접근이 도시의 사회·경제·환경적 회복력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본다.

     

    유럽형 도시농업 정책이 주는 시사점 — 지속가능성 중심 접근
    유럽형 도시농업 정책이 주는 시사점

     

    유럽은 산업혁명 이후 도시화가 가장 먼저 진행된 지역이자, 그 부작용을 가장 먼저 경험한 지역이다. 따라서 유럽형 도시농업 정책은 ‘녹색 전환’과 ‘사회적 통합’을 동시에 달성하기 위한 복합적 접근으로 설계되어 왔다.


    유럽형 도시농업 정책이 주는 시사점 — 지속가능성 중심 접근이라는 주제는 단순히 농업정책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것은 환경, 경제, 복지, 공동체를 아우르는 도시의 구조적 변화를 포함한 개념이다.


    이 글에서는 유럽 각국의 정책 기조와 제도적 특징을 분석하고, 이를 통해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도시들이 얻을 수 있는 전략적 통찰을 정리한다.

    2. 유럽형 도시농업 정책의 핵심 철학

    유럽 도시농업의 근간은 “도시 속 생태 순환”이라는 개념 위에 놓여 있다.
    이는 단순히 텃밭을 조성하는 것이 아니라, 도시 전체의 환경·사회 시스템을 재구성하는 행위로 본다.

     

    세 가지 핵심 철학은 다음과 같다.

     

    1). 순환경제(Circular Economy)의 구현
    유럽은 자원 순환을 도시농업의 중심 가치로 삼는다.
    도시 내 음식물 폐기물은 퇴비로 재활용되고, 빗물은 농업용수로 재활용된다.
    이러한 순환 구조는 에너지 절약뿐 아니라 도시의 폐기물 관리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한다.

     

    2). 사회적 포용(Social Inclusion)의 강화
    유럽형 도시농업은 사회적 약자를 포용하는 구조로 설계되어 있다.
    노년층, 이민자, 저소득층이 도시농업 프로젝트에 참여하여 일자리와 공동체 소속감을 얻는다.
    즉, 도시농업은 ‘생산’이 아닌 ‘통합’을 위한 사회정책의 도구다.

     

    3). 환경 복원(Ecological Restoration)
    도시 내 녹지 공간 확대와 열섬 완화를 목표로 옥상농업, 벽면녹화, 도시 숲 조성 등을 병행한다.
    이러한 정책은 유럽의 탄소중립 전략(EU Green Deal)과 맞물려 기후 회복력 향상에 실질적 기여를 하고 있다.

    3. 주요 국가별 정책 모델

    유럽 각국은 공통된 철학을 공유하지만, 실행 방식은 도시 구조와 정치적 배경에 따라 다르다.

     

    1). 네덜란드 – 첨단 기술 기반의 지속가능 농업 국가
    네덜란드는 세계 최대의 스마트농업 기술 보유국 중 하나다.
    정부는 ‘Agro-Innovation 2030’ 전략을 통해 도시농업을 국가 탄소저감 정책의 일부로 통합했다.
    농업 데이터, 물 순환 시스템, 태양광 에너지의 통합 운영을 국가 차원에서 관리하며, 모든 도시농업 프로젝트는 탄소 배출 절감 지표를 의무적으로 보고하도록 되어 있다.

     

    2). 독일 – 법제화된 도시녹화 및 시민참여형 모델
    독일의 도시농업은 ‘Bundesnaturschutzgesetz(연방자연보호법)’에 의해 법적 근거를 가진다.
    이 법은 지방정부가 도시계획 단계에서 녹지 비율을 법적으로 확보하도록 규정한다.
    또한 시민협동조합이 중심이 되어 공공 텃밭을 운영하며, 정부는 토지 임대료와 교육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3). 프랑스 – 사회적 도시농업(Social Urban Agriculture)
    프랑스는 도시농업을 사회복지정책과 직접 연결시켰다.
    파리시는 ‘Parisculteurs’ 프로젝트를 통해 100헥타르 이상의 옥상녹지 공간을 농업용으로 전환하고, 사회적 기업이 이를 운영하도록 허가했다.

    도시농업을 통해 고용 창출과 사회적 연대를 강화하는 것이 프랑스 모델의 특징이다.

    4. 정책 실행의 구조와 거버넌스

    유럽 도시농업의 성공 요인은 ‘지속가능성’이라는 목표 아래, 명확한 거버넌스 구조를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정책 설계는 국가, 지방정부, 시민사회가 역할을 분담하는 다층적 구조로 이루어진다.

     

    1). 국가 차원:
    EU 차원의 공통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고, 기후·농업 관련 펀딩을 배분한다.

     

    2). 지방정부 차원:
    도시 차원에서 공간 확보, 인허가, 유지보수, 지역 프로그램 운영을 담당한다.

    3). 시민사회 차원:
    비영리단체, 협동조합, 시민그룹이 직접 운영하며, 정부의 재정 지원을 받아 사회적 가치를 실현한다.

     

    이 구조는 ‘상향식(bottom-up)’과 ‘하향식(top-down)’ 정책이 균형을 이루는 이상적인 형태로 평가된다.

    5. 지속가능성 중심 접근의 효과

    유럽형 도시농업 정책이 보여주는 효과는 정량적·정성적으로 모두 뚜렷하다.

     

    1). 기후변화 대응력 강화
    도시농업을 통한 녹지 확장은 평균 기온을 1~2℃ 낮추고, 이산화탄소 흡수량을 연간 20%가량 증가시켰다.

     

    2). 사회적 비용 절감
    공공보건 향상, 에너지 절감, 도시 환경개선으로 인해 지방정부의 연간 관리비가 줄었다.

     

    3). 도시공동체 재활성화
    도시농업 참여 인구가 늘어나면서 지역 커뮤니티 활동이 증가하고, 지역경제 순환 효과가 나타났다.

    결론: 유럽형 도시농업이 주는 시사점

    유럽의 도시농업은 단순한 농업정책이 아니라 도시의 구조를 바꾸는 ‘사회기술적 전환 모델’이다. 그 핵심은 지속가능성이다.  에너지, 복지, 환경, 공동체가 하나의 순환 구조로 연결되는 것이다.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도시들은 유럽의 경험에서 두 가지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첫째, 도시농업은 국가적 차원의 녹색정책과 통합되어야 하며,
    둘째, 시민참여형 운영 모델을 통해 사회적 지속가능성을 확보해야 한다.

     

    결국 유럽형 도시농업 정책은 “도시를 살리는 녹색 인프라”로 기능하며, 기후위기 시대의 지속가능한 도시 설계에 가장 현실적이고 실천적인 모델로 자리 잡고 있다.